명덕외국어고등학교

모바일 메뉴 열기

보도자료모음

글읽기

제목
[중앙일보] TOCT 최고 득점자 강리현양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09-10-07

 

“한달에 7~8권씩 읽고 매주 토론하니 생각이 갇힐 틈 없어요”


지난 7월 18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비판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인증시험(TOCT·Test Of Critical Thinking)이 치러졌다. 중학교 3학년 학생부터 대학생·기업체 직원 등 성인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4100여 명이 자신의 사고력을 평가받았다. 그리고 한 달 뒤 응시자들에게 500점 만점을 기준으로 각자 점수에 따라 1단계부터 9단계까지의 레벨이 부여됐다. 가장 높은 등급은 ‘9레벨’로, 전체 응시자의 0.3%만이 이 레벨을 받았다. 그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내노라하는 명문대생도 대기업 직원도 아니었다. 바로 여고생이다. 강리현(17·명덕외고 2)양이 그 주인공. 강양은 “평소 책을 많이 읽고, 친구들과 토론하면서 생각을 다듬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메모하는 독서습관으로 사고력 키웠다

“초등학교 때부터 한 달에 7~8권씩은 책을 읽었어요. 소설책도 읽었지만, 시사문제 등을 다룬 비문학 서적을 주로 봤어요.”

강양의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킨 1등 공신은 ‘독서’다. 단 그냥 죽 읽어 내려가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메모해 가면서 책을 읽는다. 책을 읽다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는 구절이 나오면 밑줄을 그은 뒤 부가적인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소득불균형이 심하다’는 구절에 대해 “간접세가 너무 많은 것이 원인이다”고 의견을 적은 뒤 간접세의 예를 메모하는 식이다.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구절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는 이유를 적는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뒤져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제시한다. 그는 “독서하면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면 책의 내용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논리적 근거를 찾는 과정에서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까지 한번 더 볼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비문학 서적을 많이 접한 것도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생각하는 것도 버릇이다”고 운을 뗀 강양은 “시사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으로 된 시사 서적을 읽는 습관을 들였던 게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비판’은 외우려면 어렵지만 이해하면 재미있다

‘비판’이라는 단어는 성인들에게도 막연한 어려움으로 인지돼 있다. 그러나 강양은 “비판이라는 게 어차피 사람들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원리’ ‘~오류’라고 정의한 단어를 외우려고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지, 이해하면 결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학교 때부터 논리학에 관심을 가진 그는 사례를 중심으로 이해하는 습관을 들였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외우는 게 아니라 같은 오류를 범하는 여러 개의 문장의 공통점을 파악하면서 ‘어떤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찾아내고 이해하는 식으로 법칙을 익혔다. 이후에는 컴퓨터 게임을 통해 문장 오류를 찾아내는 문제를 풀면서 활용능력을 키웠다.

강양은 과학과목에서도 ‘가설검증’ 부분을 좋아한다. 가설을 세운 뒤 탐구를 통해 결과를 도출해 내는 과정이 흥미롭기 때문. 그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탐구 과정에서 수많은 전제를 보충해 나가야 한다”며 “실험에 필요한 전제를 찾아내는 과정은 의견 피력을 위해 비판과 논리를 보충해 나가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토론하면서 사고의 깊이를 넓혔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친구들과 직접 토론하면서 생각의 폭과 깊이를 넓힐 수 있죠.”

강양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친구들과 함께 방과후 활동으로 1주일에 6~7시간씩 토론활동을 진행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놓고, 찬·반으로 그룹을 정해 다른 그룹의 주장을 반박하는 형식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친구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왜’라는 질문을 하게 돼 비판적 사고를 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상대편 주장의 모순점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그는 고등학교 입학 후에도 꾸준히 모의유엔 등에 참가하면서 사고력을 키우고 있다. 강양은 “남의 의견을 듣고 비판하면서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것은 물론, 상대편 지적을 통해 내 의견의 모순점까지 찾아내 보완할 수 있다”며 “토론을 통해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석호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첨부파일